Column

생명, 생각, 생활, 생산


2023년 5월 30일

102. 국가부채 위기는 신자유주의에 뿌리를 둔 미국의 멜로드라마이다



기고: 라디카 데사이,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 정치학 교수이자 CGTN의 경제분야 초청 해설자이다.
출처: CGTN First Voice, 2023년 5월 12일자.




워싱턴 DC에서 벌어지는 국가부채 한도 멜로드라마는 내용이 심각합니다. 체질적으로 낙관적인 재무장관 Janet Yellen조차 연방의회가 부채 한도를 해제하고 미국 정부가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을 경우 "헌법적 위기"와 “경제 및 금융 재앙”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정치적 기능장애의 결과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국 자본주의의 내부 문제입니다.
버락 오바마 시대에도 부채 한도 교착 상태에서 마지막 시점의 타협을 통해 한도를 올리는 막판 거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미국 연방의회는 그때보다 더욱 심하게 분열되어 있습니다.

2011년 당시 한도조정 합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Standard and Poor를 포함한 몇몇 신용 평가 기관은 미국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후 미국사회의 빈부 격차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십여 년 전에 이미 신용의 하향조정이 일어났다면, 미국 경제가 더욱 나빠지고 정치 협상의 가능성이 훨씬 멀어진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현재 전개되는 드라마는 일반적으로 공화당원들이 과도한 지출에 대해 조 바이든의 민주당을 비난하고, 역으로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이 경제성장에 대하여 파괴적인 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때 양당주의로 유명했던 이들 두 정당이 지금 일상적으로 다투고 있다면, 이것은 단지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폴 볼커가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임명된 이후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경제 성장의 느린 속도와 비생산적인 금융종속 패턴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볼커의 연준 의장 취임과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것은 신자유주의로의 결정적인 전환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린 쇠퇴해가는 생산적 경제를 신자유주의가 되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으며.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새로운 자유주의 이론은 19세기 말 이후로 볼 수 없었던 무제한적 경쟁에 의존합니다. 자본주의가 독점 시대에 진입했을 때 이미 자유주의 이론이 등장했지만, 새로운 이론은 무조건의 경쟁을 전제하고 찬양했습니다. 이후 신자유주의의 역사는 이러한 근본적인 불일치(문제점)를 부정하고 "반독점" 입법과 정책으로 근본적으로 노쇠한 독점 자본주의에 경쟁이 주입될 수 있다고 대중을 설득하려는 시도의 역사였습니다.
따라서 수십 년에 걸쳐 미국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끈질기게 집요하게 시행했지만 미국 경제를 살리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변함없이 잘못된 정책을 고수해온 단지 하나의 이유는 다른 (개입적) 정책들이 편협하고 부유한 기업 자본가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사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죽은 듯 한산한 중심 지역)

신자유주의가 4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생산의 역동성을 상실하고 생산의 많은 부분을 아웃소싱한 미국 경제, 순전히 지대 자본주의와 금융 이득에 크게 의존하게 된 미국 경제입니다. 즉, 이익의 원천으로서 생산적인 기업의 이윤보다는 ‘지대와 이자’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습니다.
생산에서 이익을 얻으려면 적어도 사회적 생산물의 일부가 일하는 사람들에게 흘러가도록 허용하는 고용 창출을 포함하게 합니다. 재산과 금융 투자는 그러한 흐름을 허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미국 자본가들은 점점 더 노동자와 소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입을 임대료와 이자의 형태로 빨아들이는데 집중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심각한 불평등이 발생했습니다.
엄청나게 부유한 사람들은 기발한 우주탐사 계획에 몰두하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쉼터, 교육, 문화 또는 교통은 고사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영양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 오늘 미국의 주요 정당의 성격과 그들 간의 간극은 협상에 대한 합의를 매우 어렵게 만들고 점차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합의에 실패하면 경제 쇠퇴와 더불어 점점 무책임해지는 대내외 정책으로 인해 일상적인 ‘이정표와 도로 표지판이 제거된 미지의 영역’으로 안내도 없이 방황하고 있는 미국을 훨씬 위험한 지역으로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틀림없이 동맹국으로 남아있는 주변 국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동맹국들은 이미 21세기에 들어 미국에 대한 친밀감 때문에 금융 불안정 수준을 견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2008년 이후 미국으로의 유럽 자본 흐름 감소에 주목). 이제 그들은 필연적으로 뒤따를 훨씬 엄청난 금융 및 경제적 불안정에 새로운 수준의 정치적 불안정을 추가할 여유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것입니다.

워싱턴의 신자유주의 경로는 결코 일반 미국시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미패권과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들에게 워싱턴의 경로가 수많은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임을 점차 해당 국가의 많은 사람들이 분명하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래경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