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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7일

104.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국의 중재 역할




저자: 알렉산더 코롤레프(Alexander Korolev), 시드니 뉴사우스 웨일스 대학교의 정치국제 관계 선임 연구원.
출처: 동아시아포럼, 2023년 5월 27일.

소개의 변) 전면적인 우크라 분쟁 발발 직후 국제적 분위기는 푸틴의 무모한 오판에 대하여 비난이 집중되었으나, 이후 정전 협상이 미국과 영국의 훼방과 협박으로 중단되고 전쟁이 장기화되어 우크라의 사상자가 50만을 넘고 러시아 역시 10만 단위에 이르는 동시에 우크라 내 파괴와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져 갔다. 이제 상황이 반전되어 제3세계를 중심으로 여론의 화살이 바이든의 패착을 향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지원에 지쳐가면서 평화의 중재자로 나선 중국의 행보에 국제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 청맹과니 윤가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1년 동안 별다른 외교 활동을 하지 않던 중국 정부가 평화주의자의 행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사회에 대한 중국의 행동에 변화(Global Safety Initiative)를 나타내지만 중국의 노력이 손쉽게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2023년 4월 26일 중국의 12개 조항 '평화안 Paper Position'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것이 서방세계에서 회의론과 비판을 받았지만 국제사회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 또는 적어도 어떤 종류의 평화 프로세스로 전환시키려는 중재의 국가로 더욱 가깝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협상하고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분쟁의 지속이 상호간에 부담을 주지만 즉각적인 협상을 필요로 하는 명확한 전장의 교착 상태나 전략적 교착 상태는 없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협상에 참여할 만큼 지치지 않았고 양측이 장기전에 대비하는 참호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사우디-이란 협정 중재에서 중국이 보인 상대적인 성공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결하여 추정해서는 안 됩니다. 사우디-이란의 경우 사전에 설정된 대화 프레임워크가 중국의 뒤늦은 개입을 도왔습니다. 이라크와 오만은 중국이 개입하기 전에 이미 많은 실질적인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지역의 권력 공백을 감안할 때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로 합의에 도달할 용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조건이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키예프와 모스크바의 요구가 서로 양립할 수 없고 유럽에 강력한 '평화에게 기회를 주는' 진영이 없기 때문에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오히려 중국의 중재 시도가 국가의 지위 상승을 위한 것이라면 중국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중국의 신뢰도가 손상될 위험이 있습니다.

소련 해체 이후 모스크바와 키예프 간의 갈등은 장기적인 체제 경쟁에 뿌리를 둔 러시아와 서방 간의 영향력을 위한 투쟁의 진원지이며 글로벌 강대국 간 경쟁의 첨예한 징후가 되었습니다.
이후 공간에서 러시아-서방의 대결은 우크라이나 전쟁 훨씬 전에 이미 표면화되었습니다. 2008년 8월 러시아-조지아 전쟁 직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가 '전통적인 러시아 영향권의 이익 영역'을 획정했다고 밝혔고, 당시 미국 부통령 조 바이든은 '우리는 어떤 국가도 러시아 이익의 영역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러시아와 서방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긍정적인 어떤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배제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영토 분쟁이 아니라 러시아와 서방 간의 전면적인 제로섬 대결을 중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대국 정치에서 불안정한 위치와 미국과의 관계 악화, 대만을 되찾겠다는 공약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지닌 중국은 러시아와 서방 간의 긴장을 해결할 가능성이 희박한 후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요점은 러시아가 중국을 지지하는 유일한 강대국이며, 중국은 미국과 대결이 벌어질 경우 러시아에 의지해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의 입장과는 달리,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엄청난 패배를 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시나리오는 미국의 국제 질서와 세계적 영향력에 대한 승리를 의미할 것입니다. 이는 중국적 ‘특성’ '과 '' 을 지닌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중국의 열망뿐만 아니라 특히 대만과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에 타격을 줄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서방과의 대결 구도에 패배하면 자연히 중국은 서방의 다음 타깃이 됩니다.
반대로 장기전이나 러시아의 승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잠식하고 결점을 드러내고, 중국의 세계적 부상을 위한 새로운 길을 열 것입니다. 중국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입장과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욕구를 결합하여 실제로 이행이 불가능한 '평화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정학의 줄타기를 매우 조심스럽게 밟을 것입니다.

이러한 고려 사항과 분쟁에 대한 중국의 전반적인 인식을 고려할 때, 분쟁을 중재하려는 중국의 계획은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활동은 베이징의 보다 광범위한 외교정책 목표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베이징은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양면적인 입장을 가진 ‘같은 생각을 지닌 개발도상국 연합’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식의 비타협적 이분법인 사고 '야만적이고 권위적인 러시아 대 문명적이고 민주적인 서구'라는 사사적 환경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은 외교 정책의 여지를 넓히면서 동시에 서방 진영의 단합과 세계적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적인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평화 이니셔티브'라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완전히 묵살해서는 안됩니다.
중국의 접근은 평화 회담을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전술 핵무기 사용이 실제로 임박한 위협이 될 때를 대비한 '대화를 위한 대화'와 ‘연쇄적인 확산을 피하기 위한 대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가능한 성과는 중국의 최근 움직임을 가치 있는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래경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