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생명, 생각, 생활, 생산


2024년 5월 2일

47. 중국의 산업자본 과잉이 초래하는 한국의 “실존적 위협” 

 



몇 주 전 길거리 노점상에서 사과를 ‘한봉다리(?)’ 샀다. 일곱 근斤 즉, 3.5kg인데 주먹만한 사과가 17개 들어있었고 30위안을 지불했다. 원화로는 6천원이 좀 안되는 가격이다. 빨간 부사紅富士라는데 가을에 수확한 것을 냉장 보관했을 터인데도 아직 신선했지만 당도는 별로였다. 그래도 좀 달달한 녀석을 동네 과일가게에서 사려면 2~3배 정도 가격은 치뤄야 한다. 물론 중국에서도 유기농 고급품 사과를 사먹으려면 10배 이상 가격을 줘야 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동네에 가끔씩 화물차가 들어와서 저렴한 가격에 먼 동네, 그러니까 주로 북방에서 가져온 농산물을 염가에 풀어 놓는다. 이 부사는 사과 산지로 유명한 섬서성 陝西에서 가져온 것이라는데, 내가 말한 북쪽 지방에 해당한다. 어떨 때는 심지어 정말로 엄청나게 먼 신장新疆에서 온 과일이나 견과류를 팔기도 한다. 이런 농산물이 들어오게 되는 경위는 예전에 태평양을 건너는 컨테이너 선의 사례와 비슷하다. 과거 제조 강국이었던 아시아의 일본 같은 나라에서 먼 미주 대륙까지 컨테이너를 싣고 간 배가 텅빈 채로 돌아오면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니, 미주대륙 서부연안에서 잡히는 냉동 참치를 가져왔다라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중국의 장거리 화물 운송은 유럽대륙이라면 나라 몇개를 거치는 격이니, 거리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를 정도로 만만치 않다. 그렇게 북쪽으로 갔던 차가, 그쪽 화물을 싣고 되돌아 오는데, 도매 농산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림 1: 중국의 대도시 동네에서 값싸게 팔리는 원거리 운송 농산물

기본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까지 저렴한 것은 역시 과잉 생산때문이다. 중국도 농업이 현대화된 후에는 공급과 수요 맞추기가 쉽지 않고, 그래서 매해 바람을 타는 대규모 경작이 이뤄진다. 그런데 만일 풍작이라도 발생하면 농산물 값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작년에는 딸기 과잉 생산이 심각한 문제가 된 탓에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말도 안되게 값싼 딸기가 지천이었다. 한국 농업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늘 다뤄지던 상황이니 새로울 것은 없다. 산악 지대가 많고 평원이 적은 남쪽보다는 거대 경작지가 많은 북쪽에서 이런 일이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발생하는 것 같기도 하다.

중국에서 1차 산업인 농업뿐 아니라 2차 산업, 즉 제조업의 과잉 생산 문제가 제기된 것은 생각보다 꽤 오래전이다. 우리가 IMF 지원 bail out 위기를 맞았던 97, 98년, 전세계가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등, 이미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던 중국은 세계 경제 위기가 닥치고 수요가 감소할 때마다 심각한 생산 과잉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1999년 중국의 대표적 경제학자인 린이푸林毅夫가 생산자본 과잉 문제를 제기하자, 서부대개발, 동북진흥, 중부굴기, 2005년의 신농촌 건설 정책이 줄을 이었다. 겉으로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 투자 정책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산업자본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이기도 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때는 2천만~4천만명으로 추산되는 농민공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농촌에 엄청난 자원을 투자했다. 예를 들어서 수출길이 막혔던 가전 제품등을 농촌에 소비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풀었다 (원래 수출 기업에 적용하던 세금혜택을 농촌에 판매하는 제조업체에 부여해서 국내에서도 덤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농촌 지역 인프라에 대한 투자였다. 도로, 전기, 수도, 인터넷, 전화의 5통通이 매우 중요하다.

오랜 기간 이뤄진 국가의 이런 대규모 인프라 투자 덕에, 중국의 유통과 제조 원가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됐다고 한다. 중국은 서방의 다양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 석유, 천연가스 생산국과도 관계가 좋으니, 우크라이나 전쟁 및 기타 분쟁 때문에 출렁이는 에너지 가격의 영향도 덜 받는다. 식량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진행중이지만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지금과 같은 경제 발전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식량을 비롯한 생존형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조건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의 산업 자본 과잉을 일대일로로 자연스럽게 밀어낸다. 동남아 등지로 일찌감치 이동하기 시작한 중국의 로우-엔드low-end 제조업을 중국내에서는 일종의 오버플로우溢出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렇게 동남아시아의 로우-엔드 제조업이 발전한다고 해도, 이 나라들은 여전히 중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대부분의 제조업 분야(수평)에서 생산의 모든 가치사슬 단계를 수직으로 완성했기 때문이다. 조립이나 임가공 중심의 제조업이 발전하는 것과 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재 등을 생산하는 중화학 공업이 발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제 이익을 올리고 투자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후발 공업국가에서는 오로지 사회주의 경제정책이나 국가 자본주의만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과거에는 독일이나 일본, 한국과 같은 제조업 강국만이 이를 공급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이 가능하다. 중국의 국영기업 자체 생산 능력도 높지만 대표적으로 독일의 BASF같은 중화학공업 기업은 여전히 중국의 생산 설비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자원 산업과 연관해서 인프라와 자원 가공을 포함한 제조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중국의 엔지니어들을 초청해서 기술을 지도 받고 있다. 즉, 인적 자원 측면에서 중국에 의존을 하고 있다. 팬데믹 봉쇄 2~3년의 기간 동안, 동남아시아의 생산 조업이 회복되는 속도가 더뎠던 이유는 노동자들의 근태 문제도 있지만, 중국으로 귀향했던 이들 중국인 엔지니어(이들을 중국간부中國幹部라고 부르는데 일대일로 국가에서 나름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들이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한다.

요는 소위 최근 문제가 되는 중국의 산업자본 과잉 over-capacity과 디플레이션deflation 수출 문제는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어 온 변화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대표적인 비둘기dovish파로 알려진 미국의 재무장관 재닛 옐런이 몇주전에 중국을 방문했는데, 광저우와 베이징에서 며칠씩을 보냈다. 특히, 첫 기착지는 광저우였고 꽤 오랜 기간 머물렀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의 호기심을 유발시킨 지점이 있었다. 중국내 언론과 중국 외부 언론의 보도 내용과 논조에 큰 차이가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세계, 그리고 홍콩 등지의 언론은 일관되게 그의 방문의 주목적이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의 생산 과잉 때문에 지나치게 저렴한 물건들이 국외로 수출되고 있고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광저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광저우에는 바로 새로운 중국 수출의 상징이 된 테무Temu와 샤인SHEIN의 중국 법인 HQ가 있다. 우리 동네에서 지하철 7호선을 타면 남쪽 하행 세번째인 난춘완보南村萬博역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광저우 남쪽에 몇년전 새롭게 조성된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이다.

하지만 미국이 실제로 염려를 하는 제품들은 Temu와 SHEIN에서 팔리는 값싼 소비재들이 아니라 태양광 패널, 윈드터빈, 전기 자동차EV, 배터리와 같은 하이테크 제조업이라고 한다. 모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추진되는 소위 그린 테크Green Tech 산업의 생산물이다. 지금 미국이 한국의 기업을 포함한 우방국과 자국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혜택을 주어가며 미국내에서 터를 닦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이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에 전세계가 공동을 대응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가 있기도 하고 미래 산업으로 모두가 주목하기 때문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하의 한국 산업 정책은 일부 이에 역행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이고 변칙적인 움직임일뿐이다.

미국과 서방 세계의 보도가 매우 무겁고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중국의 주류 매체는 옐런의 방중을 정반대로 극히 우호적으로 다뤘다. 광저우에서 옐런이 찾았던 식당과 메뉴가 공개됐고 (타오타오쥐陶陶居라 불리는 대중식당이다.), 베이징에서는 쓰촨음식 식당을 먼저 찾았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옐런의 공개발언중에서 특히, 미국과 중국은 경제 공동체로서 디커플링decoupling은 불가하다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어 보도했다. 옐런이 중국 정부에 경고한 내용에 대한 보도는 외교와 국제 관계에 치중하고 민족주의 좌파성향이 있다고 알려진 ‘관찰자망觀察者網’과 같은 매체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옐런의 경고에 대해 질문한 것에 대해서도, 경제 문제를 정치화할 필요 없다는 젊잖은 대답만 돌아왔다. 이 내용도 주류 언론에서 그다지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그림 2: 평범한 중국 시민들은 재닛 옐런의 방중 성과로 광저우의 유명 대중 식당 타오타오쥐의 메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중국 매체의 이런 보도 태도의 이유가 굉장히 궁금했는데 좀 머리를 굴리다 보니, 역시 정치 체제의 차이가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선거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해야 하는 민주정 체제 국가와, 국민 여론을 신경 쓰되, 언론 통제가 가능한 권위주의 체제 국가의 차이에서 비롯한 결과라는 것이다.

우선, 실제로 옐런이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 지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사실,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 배터리나 전기 자동차는 중국 정부가 오래 전부터 육성해왔던 산업이다. 지금 중국내의 산업체들이 과잉 투자를 했고, 위에서 설명한대로 여러가지 원가 요인이 낮아졌기 때문에, 수요보다 생산이 많아질 때의 시장 논리에 의해서 가격이 매우 저렴해진 것이다. 과거와 같이 수출을 위한 정부의 직접 지원에 의한 덤핑이 아니다. 뭔가 당면한 상황에 대해 불공정 무역이라고 확정적으로 말하기 애매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말로 불공정하다고 판단된다면 예전에 하던 방식대로 관세를 세게 때리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 아마 마뜩치 않을 것이다. 미국도, 보조금이나 각종 혜택을 줘가면서 자국내에 생산업체들을 유치해서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판에, 중국 정부의 과거 경제 정책이나 인프라 투자를 비판할 수 있는 정당성이 부족하다.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선두 EV 업체는 중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데, 양쪽 정부 모두에게서 혜택을 받았다. 중국업체인 BYD가 중국과 세계의 중저가 EV시장에서 테슬라를 능가하게 된 것은 가성비 때문이지, 정부의 일방적인 혜택이나 중국 소비자의 애국주의 때문이 아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대도시 중산층 신분을 상징하는 지표중 하나이기 때문에, 부유한 중국인들은 여전히 테슬라를 선호한다. 반대로 야심차게 하이엔드를 표방하고 고가 제품을 출시한 중국의 EV업체는 대개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도산했다. 또, 전기 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예측 가능한 추세에 가깝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EV는 여전히 일본과 한국산이라고 한다.

서방 세계의 경제 및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베이징 출신으로 아버지가 중국 정부의 고위 경제 관료를 역임했던 82년생 진커위金刻羽는 런던정경대학LSE의 교수인데 2023년 중국 경제의 실상을 알리는 《New China Playbook: Beyond Socialism and Capitalism》이라는 저서를 발표해서 주목을 끈 바 있다. 그는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로 두가지 시장경제를 이야기한다. 공교롭게도 마켓市場과 mayor市長는 중국어 발음 모두 Shichang이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이다. 전자는 소비자 시장에서의 경쟁을 의미하고 후자는 생산 기업이 소재한 지역의 정치 책임자인 시장을 의미한다. 중국은 정치와 달리 경제 정책은 상당부분 지역화 돼있다. 그리고 GDP를 비롯한 지역의 경제 성장을 책임지는 것은 그 지역의 정치와 행정책임자이다. 이 성과는 이들의 승진과 출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GDP와 취업률, 세수 등 지역의 각종 경제 지표를 높여줄 우량한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생산부지를 포함한 인프라, 금융지원 등 갖은 혜택을 제공한다. 그 결과 중국에는 지난 십여년간 수백개의 EV업체가 난립했고, 지금 그 중 몇개의 생존자들이 ‘천하’를 평정했다. 이제 이들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도모하는 것이다. 게다가 상하이 시정부가 테슬라의 중국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것은 한국에서 오랜 기간 유행했던 메기론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꾸라지들만 진흙탕속에서 치고 받고 싸우면 내부 경쟁이 격화할뿐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할 수는 없을 터인데, 메기가 물속에 함께 있다보니, 불가불 미꾸라지중의 승자들은 메기에 맞설만큼 강력해진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과잉, 중복 투자, 지방정부 재정 및 금융부실화, 일부 기업가들의 모럴 해저드, 자원낭비, 환경문제, 부패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도 진커위는 잊지 않고 설명한다. 당연히 중국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들이다.


그림 3: 진커위의 저서가 설명하는 중국 경제 시스템의 특징은 사실 대부분의 중국 연구자들은 잘 이해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실제 옐런이 중국의 관료들에게 전했을 메시지는 협박이라기보다는 애원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러다가 우리 다 죽어!” 바이든이 재선에 실패해 트럼프가 집권했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무차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협박을 전하면서 말이다. 고전적인 “배째라BJR” 전법이다. 아니면 기껏해야 일관되게 미국과 중국이 의견의 불일치를 보고 있는 금융시장 개방 수준 정도가 협박이 가능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미국은 달러와 군사동맹 관계를 통해서 거의 완전히 통제가 가능한 한국이나 일본의 EV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달러 금리 등을 이용해 나중에 양털을 깎아도 되고, 여차하면 각종 외교 수단을 동원해서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동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

어쨌든 중국은 금융시장을 크게 개방해서 통화주권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다. 그래도 트럼프 재선과 무차별 고율 관세 부과 문제는 꽤 신경이 쓰일 것 같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뭘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지금과 같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수출은 중국 정부가 주도한 정책의 일방적인 결과라기 보다는, 이 정책들이 다양한 경제 주체의 능동적인 참여를 추동하고, 경제 발전과 산업 고도화 단계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들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해외 이커머스 수출을 고무한 것은 민간기업이 이미 벌인 일들을 뒤늦게 발견하고 잘한다고 맞장구를 쳐준 정도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어쨌든 지금도 내수진작을 상당히 높은 우선 순위의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매일 중국 매체에서 관련 정책과 성과에 대한 보도가 쏟아진다. 공동부유는 분배를 중시하는 공산당의 사회주의적 목표로도 적절하지만, 소비여력을 가진 중간층을 두껍게 해서 소비를 진작하려는 자본주의적 대책이기도 하다. 겉으로 설명된 공동부유는 공산당이 대기업의 팔목을 비틀어서 사회 기금을 조성하는 소위 ‘3차 분배’가 강조됐지만, 중국의 심층 여론을 보면 여전히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한 직접세를 늘리도록 세제를 개편하는 2차 분배, 향촌진흥 정책 등을 통해서 농촌 호구를 가진 이들에게 영리 자본을 나눠주는 1차 분배가 논의되고 있다.

그림 4: 언론으로 등록되지 않은 다양한 민간매체(自媒体)를 통해서 전해지는 심층 여론은 검열을 피해 비교적 자유롭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이 내용을 정부에 신고하면 문제가 돼버린다. 이를 피하기 위해 특정 콘텐츠를 유료화하기도 하는데, 신고를 할 정도로 어떤 의견에 대해 맹목적으로 반대를 하는 이들이 유료로 콘텐츠를 열람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이 문제가 정책적으로 어떻게 완화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언론의 보도 태도는 분명히 두 정치 체제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 같다. 내가 상상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 정당하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없다. 하지만, 미국 유권자들에게는 민주당 정부가 중국에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고 전달이 돼야 선거에 유리할 터이니, 언론에 전달하는 내용은 대단히 공격적인 매파 hawkish성향을 띌 수 밖에 없다. 또, 이런 보도가 미국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터이니, 언론도 자연스럽게 미국 정부의 이런 과장된 언사를 더 과장해서 보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중국 정부는 미국이 애원에 가까운 BJR를 시전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실제로 트럼프 집권후에 벌어질 일들이 염려된다면, 굳이 자국 국민들이 미국에 대해서 적대감을 갖게 될만한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선거가 없으니 이런 면에서는 부담이 적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여론은 상당히 신경을 쓰면서 모니터링과 관리를 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고 싶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보면, 중국이 항상 “애국주의 모드”가 on 된 상태로 자국 국민들을 선동한다는 선입견은 옳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정책적 필요에 따라서 서로 다른 방향의 정보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당과 인민>에서 중국 정치 연구자 브루스 딕슨은 중국의 애국주의가 중국 정부의 직접적 선동에 의해서 형성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특히 우리가 흔히 소분홍이라고 딱지 붙인 중국 청년들일수록 애국주의적 성향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에서 흔히 발견되는 소수의 과장된 표현과 언사가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나는 미국과 중국 사회의 “표현의 자유”의 차이와 관련해서 아주 흥미있는 사례를 발견하기도 했다. 자오잉 Jiaoying Summer이라는 중국계 1.5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있다. 그는 중국 북방의 허난河南성 출신으로 청소년 시기에 미국 켄터키 주로 이민을 갔다. 아직도 그의 영어에는 중국어 억양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드론을 띄웠던 날 이런 농담을 날렸다. “우리 엄마가 오늘 화가 많이 났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거야. 이게 아주 완벽한 타이밍이라는 거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야 하는. 그런데 중국 정부가 아무것도 안하는 게 너무 화가 났다는 거야.” 대만 사람이라거나 중국의 대만계 미국인이 듣는다면 얼굴에 웃음기가 가실 수 밖에 없는 신랄한 농담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는 인종이나 내셔널리즘, 젠더, 섹슈얼리티 문제를 비롯해서 소재에 있어 어떤 금기도 두지 않는다. 사회 풍조가 보수적인 중국 문화와는 합이 맞지 않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대만 국민당의 마잉지우馬英九가 중국 전역을 순회했다. 공교롭게도 첫 기착지는 역시 광저우였는데, 그는 우리집에서 7호선 북쪽 상행 다음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한 황포군관학교를 방문했다. 그의 방문지는 모두 “하나의 중국”을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들이었다. 중국 언론도 당연히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와 대만의 국민당이 대륙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런 것이었을듯 하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일은 절대 없으니, 설사 외부에서 혹은 대만의 독립지지자들이 자극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너무 으르렁 거리지 말아라!” 이런 분위기에서 중국의 유명인이 설사 농담이라고 하더라도 자오잉과 같은 수준의 공개적 발언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림 5: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대만 사람과 대만계 미국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매우 중시하는 미국 문화를 선호하지만, 그 표현의 자유가 자신의 실존적 위협을 암시하게 된다면,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대부분의 비서구인들은 서구인들이 중시하는 자유의 다양한 측면과 그 맥락을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돼 떠올렸던 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이후 일련의 이벤트와 각국의 언론 보도를 조금 더 면밀히 관찰해 봤다. 재닛 옐런이 방문한 직후, 독일 수상 숄츠, 그리고 며칠전에 미국의 국무장관 블링컨이 차례로 중국을 찾았다. 그들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중국 각지를 돌아보고 최종적으로 베이징에서 시진핑을 접견한 후 중국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어차피 판에 박힌 우정의 메시지를 늘어 놓는 중국 언론을 깊이 들여다 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독일DW, 프랑스France 24, 영국BBC, 일본 언론들, 그리고 카타르의 알자지라Al Jazeera 혹은 싱가폴의 CNA와 홍콩의 SCMP를 두루 돌아 본 후에는 어느 정도 이 이벤트들을 바라보는 국제 언론 지형과 논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위에 언급한 주요인사들의 방중과 관련해서 “산업자본 과잉over-capacity” 이상의 많은 사안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이들이 여러가지 의제를 놓고 중국 정부와 협상을 원했기 때문이다. 이중 많은 내용은 경제문제 자체가 아니라 이미 전쟁 상태에 이른 국제 분쟁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해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이 러시아와 맺고 있는 교역관계에 대한 분노와 비판이었다. 그 밖에도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란의 관계, 또 홍해에서 수에즈 운하를 지나가는 선박 등을 공격하는 예멘의 후티반군에 대해서 논의가 이루어졌다. 중국이 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거나 혹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서방 정부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문제들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군사적 긴장관계에 대한 것이었는데,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해상 영유권 분쟁에 일본, 미국, 오스트레일리아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단골 주제인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들은 중국을 견제하거나 경제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지역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금 선거가 진행중인 인도에 관심을 돌리기도 했다. 힌두 민족주의를 주창하는 모디가 이끄는 인도의 현 집권 여당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끝으로 미국의 가장 큰 국내 문제 중 하나인 펜타닐이나 틱톡 금지도 미국이나 EU가 중국과 논의하고 싶어하는 문제의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다. 비즈니스 문제가 더 이상 단순한 경제 문제로 국한 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이 세계와 연계돼 있으며 서방 세계가 얼마나 중국에 대해서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부연하자면 중국이 펜타닐 문제에 대해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펜타닐을 합성해서 미국으로 들여오는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이 이번엔 펜타닐의 원료를 의약품 강국인 인도에서 조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틱톡의 지분을 미국 회사에 팔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와 라인의 지분을 일본 회사에 팔라고 명령하는 일본 정부의 요구를 비교해 보자면 데이터를 다루는 글로벌 IT 비즈니스에서 결국 국가간 장벽이 갈수록 높아져 가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단순히 데이터의 저장 장소를 국경안에 위치시키는 것만으로는 주권 국가들의 경계심을 낮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동맹국이나 적국을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하고, 오로지 미국처럼 통화주권과 군사력, 그리고 AI와 같은 하이테크를 통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가 자원과 식량처럼 데이터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는 언급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 별다른 지식이나 식견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두통을 불러 일으키는 지정학geopolitics와 글로벌 경제 문제는 특별히 더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어서 불가피하게 관련된 내용들을 단기간에 조금 광범위하게 검토해봤다. 우선 살펴 본 것은 서구 주류 담론에 반대하는 세계체제론과 종속이론 등을 연구하는 좌파 경제 학자, 논객들이 주장하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주로 중국을 옹호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과 서방 언론이 주장하는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근 조근 반박하고 있었다. 좌우를 비롯한 이념적 입장을 취하지 않으려는 지정학 전문가들의 의견도 살펴보았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미국의 현실주의 국제 정치학자 미어샤이머 John Mearsheimer의 최신 논평을 들어 봤고,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으나 보다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싱가폴의 외교관 출신 학자인 키쇼어 마부바니 Kishore Mahbubani의 주장도 들어봤다. 그리고 지정학 관련 발언을 하는 국제 좌파중에서 서방세계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비서구권의 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에게도 비판적인 철학자 지젝Zizek이나 그의 친구인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 Yanis Varoufakis의 의견도 돌아봤다.

수많은 보도와 분석, 논평을 살펴본 후, 내 원래 가설과 대체로 일치하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숄츠가 방중했을 때, 숄츠 자신의 입장이나 중국 사정 전반에 대한 독일 언론의 미묘한 보도 태도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독일과 EU내에서 중국과 경제 협력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여론이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자동차 업계를 포함한 독일의 대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놓치거나 중국의 생산 기지를 줄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독일 재계만을 염두에 둔다면 독일 언론은 숄츠의 방중에 대해서 부정적인 논조의 보도를 해야할 이유가 적다. 하지만, 중국과 경제적 이해 관계가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EU 국가들이나, 한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서 밀려난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입장이 다르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나토의 핵심국가중 하나인 독일은 중러 관계에 대한 자체 여론과 미국의 의견을 고려해서 여전히 중국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더 많이 드러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관련 사안들에 대한 프랑스 언론의 보도에서 느껴지는 독일 언론과의 공통점과 차이도 예상 가능했던 부분이다.

블링컨의 경우는 옐런, 숄츠와 또 달랐다. 그가 중국에 머물 당시에는 팽팽한 긴장속에서도 여전히 프렌들리 모드가 지속됐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 중국 미디어에서도 그와 관련한 험악한 소식들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블링컨은 미국측의 설득력이 부족한 산업자본 과잉 문제 보다는 중러 교역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내용들을 관찰하고 숙고하다 보니, 당초 중국과 다른 국가의 정치체제 차이가 미디어 보도에서도 차이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는 당초의 가설을 넘어서, 이들이 보도하고 주장하는 내용의 타당성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이런 검토를 토대로 내 개인적 의견을 정리해 보자면, 서방 세계의 미디어는 더 이상 현대 문명의 보편적 특성들이나 자본주의의 시장원리 등을 들어서 중국을 비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논리에서는 일관된 원칙을 발견하기 힘들었고, 자신들의 관점이나 그들이 옹호하는 행위에서도 많은 모순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리송한 논리가 통하지 않으면, 중국의 굴기가 자유 민주주의 체제와 글로벌 시장경제를 위협한다거나 중국은 신장과 티벳의 인권을 침해하는 악당 국가라고 선언해버리는 것이 그들이 중국을 비판할 수 밖에 없다는 정당성의 유일한 근거였다.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시시비비를 따지고 묻자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체제 자체를 본질적인 악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대화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건설적인 협상 결과도 가져올 수 없다. 상대방에게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이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한과 같은 폐쇄적 독재 국가의 경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각 국가는 자신의 역사적 맥락과 내적 생존 논리를 가지고 있고, 중앙과 지역의 엘리트 그리고 대중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이 시스템을 지지한다. 만일, 이런 국가들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국가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내부적 요구가 조직화된 형태로 나타나지 못한다면, 이는 단순히 독재 시스템의 폭력과 감시의 결과로 빚어진 상황이라고만 볼 수 없다. 무리하게 외부 논리를 적용해 변화를 강요하게 되면 내부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저항이 더 완강해지고, 설사 외형적 붕괴로 이어진다고 해도 언젠가 이 논리가 되살아나서 더욱 안좋은 시스템을 구축한다. 정치경제적 기반과 문화 구조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가장 좋은 사례이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외부에서 간섭을 하고자 한다면, 실존적 위협을 가하기 보다는 특정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수 밖에 없다. 물론 과도한 팽창 목표를 내걸고 인근 국가를 함부로 침략하는 파시즘 국가의 경우가 아니라는 전제 조건하에서의 이야기이다.

어쨌든 서구가 절대적인 실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을 때는 나름의 여유를 보이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동”의 모범을 보일 수 있었는데, 이제 그 밑천이 떨어진 느낌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 언론 ‘관찰자망’의 창립자인 에릭 리 Eric X. LI 李世默는 상하이 출신으로 미국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후에 중국으로 돌아와 언론사와 벤처캐피털 업체를 창업했다. 역시 앞서 언급한 LSE의 진커위는 중국의 지방 정부가 직접 투자를 하면서 생기는 비효율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적인 민간 투자 업체를 육성해서 이들에게 투자를 맡기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런 투자 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2023년에 <Party Life>라는 저서를 출간했는데, 당당하게 일당 독재의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 시스템이 현재의 중국 사회 발전에 더욱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지는 다양한 비판에 대해서 미국 사회를 비롯한 현재 서구 사회가 과연 이상적인 모델로서 작동하고 있냐고 반문하는데, 비판자들이 이를 쉽게 재반박하지 못했다. 수많은 중국의 엘리트들이 개혁개방 이후 40년 넘게 서구 사회로 유학을 가서 장기간 생활하거나 두 사회를 오가면서 살고 있는데, 이들중 다수가 더 이상 서구사회를 자신들의 미래 모델로 삼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결론은 단지 피상적인 관찰이 아니라 서구 사회와 역사를 상당히 깊고 폭넓게 경험하고 이해한 후에 내려진 것이다. 지금의 체제에 불만이 적지 않지만, 중국은 계속 변화해 나가면서 나름의 현대화를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의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럼에도, 한국을 비롯한 민주정 체제를 선택한 나라들도, 작금의 극심한 혼돈 속에서, 우리가 가진 체제와 이념만이 보편적인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건 다른 체제에 대한 가치 판단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원하는 민주정 체제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를 도출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그림 6: 중국 언론 <관찰자망>의 창립자인 에릭 리는 중국을 비판하는 서구인들에 둘러싸여 반대 논증을 하는 것을 즐기는 차분한 싸움꾼이다.

내가 검토한 내용들 중에 서구사회가 비판을 받게된 문제의 정점에 가자 지구가 놓여 있다. 하마스의 공격과 이에 뒤따른 이스라엘의 보복 이후, 가자 지구의 문제가 세상에 잘 알려지게 됐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서 일종의 종족 말살 정책 genocide를 펼치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현재 미국과 서구 사회에서는 탄압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이런 탄압의 양상은 매우 다양한데 몇달전 중국 출신의 유명한 망명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자신이 중국에서 겪었던 것과 비슷한 정도로 서방세계에서 표현의 자유의 제약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탄압은 어떨 때는 캔슬컬쳐 cancel culture의 형식으로 이뤄진다. 즉, 이런 의견을 표명하는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반유대주의자anti-semitism로 낙인 찍혀 여론의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들의 공연, 강연, 전시가 차례로 취소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조금 더 직접적인 공권력의 행사도 이뤄진다. 베를린에서 바루파키스 등이 참가하는 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된 소규모의 온라인 국제 회의를 열려는 시도가 독일 내무부와 경찰에 의해서 제지 당했다. 미국 대학내에서는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다. 서방 세계의 “표현의 자유”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미국 의회가 패키지로 통과시킨,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휴전이나 정전과 같은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보다 전쟁을 지속하려는 미국과 EU의 의도에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가자 지구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도 늘어가기만 하는 희생자들이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대리전쟁의 희생양이 아니냐는 해석이 늘고 있다.

블링컨은 베이징 방문을 마무리 하면서 BBC 베이징 특파원 (전 서울 특파원으로 김어준의 친구이기도 한) 로라 비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블링컨은 주로 펜타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요구를 장황하게 늘어 놓았는데, 로라 비커는 인터뷰 말미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문제를 거론한다. 중국인들이 지적하는 미국과 서방의 “위선Hypocrisy”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다. 블링컨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가자 지구 공격은 불가피하다는 판에 박힌 답변을 반복한다. 이런 작전이 결국 종족 말살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있고, 심지어는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으로 보건데 애초에 종족말살을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애초에 응대할 마음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오히려 이런 점을 매우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미어샤이머의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국제 정치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은 비정하게 들릴 수 있는 “현실주의”이지만, 오히려 그 자신은 미국의 핵심적 이익과 패권을 지키면서도, 불필요한 희생과 무고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런 의도를 이념적으로 포장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애당초 그는 러시아가 “실존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는 나토의 확장을 반대했었고, 통제불가능한 상태가 될 정도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미국의 유일한 동급 경쟁 상대는 중국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힘을 분산시키고 도덕적 권위에 손상을 입으면서 전세계 여러 지역의 전쟁에 개입하기 보다는 차라리 중국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것이 패권을 유지하는 더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미국이 이미 지상군 주둔을 포함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없도록 충분한 물리적 조치를 취했고 중국도 이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한다.

슬라보예 지젝은 가자 지구 문제를 비롯한 서구 사회의 도덕적 붕괴를 개탄하면서 그의 근심을 전지구적인 도덕적 위기로 확장한다. 그는 특히 자신이 소프트 파시즘이라고 규정하는 비서구권 국가들에게 화살을 돌린다. 이 국가들에는 인도, 이란, 러시아, 중국과 싱가폴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은 국가 중심적이고, 민족주의적 이념을 통해서 나름의 근대화modernity를 추진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두 국가자본주의에 기반한 경제 정책을 취한다. 그는 이들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헤게모니에 맞서고 주류 세력이 내어 놓는 어젠다에 어깃장을 놓고 있기때문에, 인류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기후변화 등의 위기에 힘을 합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산업자본 과잉over-capacity 문제에서 이미 살펴 본 바와 같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가성비 높은 그린 테크 제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과 EU국가들이다. 그는 심지어 나치의 SS책임자였던 하인리히 히믈러가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를 애독하면서 자아를 분리시키고 유태인 학살을 합리화했던 사례를 들먹인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유명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바가바드 기타 낭송에 대해서 함께 언급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놀랍게도 그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여전히 매우 서구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다. 헤겔리언이며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연구한 유물론자 막시스트답게 그는 인간의 내면에는 추악한 생각만 가득할 뿐이니, 차라리 ‘위선의 가면’, 페르소나를 통해서 다시 도덕을 지켜내자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를 한마디로 기독교적 무신론 Christian atheism이라는 타이틀로 정리한다. 2024년 4월 초에 출간된 그의 신간 서적의 제목이기도 하다. 철저하게 서구 지성사안에서만 답을 찾으려는 그의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런 주장은 이미 서구 주류 사회의 역사적 맥락에서만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소프트 파시즘이라고 부르는 체제들의 부정적인 측면이나 반동성은 사실 각 나라들이 자신의 맥락에서 추구하는 근대화의 경로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특성들이다. 서구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제공하는 담론이 내부의 적극적인 호응 없이 비서구사회에 강요될수록 이런 부작용은 더욱 커진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것은 그가 스스로를 적절히 보수적인 막시스트moderately conservative marxist라고 규정하면서 시민들의 정치 운동이 끝난 후에 질서와 안정을 요구한다고 밝히는 점이다. 대중이 그것을 원한다고 하면서. 시리자의 일원으로 짧은 기간동안 그리스의 재무부 장관을 지낸 경험이 있는 경제학자 바루파키스는 지금 세상이 기술적 봉건주의techno feudalism사회로 이행되고 있는 것 같다는 자신의 가설을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이 무한대로 찍어낸 돈들이 다른 생산적인 경제 영역으로 돌지 못하고, 오로지 플랫폼 테크기업의 주가를 부풀리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플랫폼에 머무는 절대 시간이 늘어나면서, 경제 활동도 이런 가상 세계에서만 이뤄지는데, 플랫폼 테크기업들은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비율의 수수료를 독점적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그래서 플랫폼 테크기업의 CEO들이 마치 국가의 권력을 뛰어 넘어 중세의 영주와 같은 권력을 획득하고 있으며 대중들은 이들을 숭배하고 모든 자원을 이들의 손아귀에 가져다 바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지금의 미중 갈등의 본질도 이런 기술 봉건 영주들 사이의 투쟁이라고 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가 대안으로 주장하는 내용이다.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디지털 계좌를 발행해서 무료로 사용하게 하자고 한다. 지젝과 바루파키스의 주장은 사실 중국 정부나 사회가 실행하고 있는 내용과 꽤 흡사하다. 다만, 그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중국 정부이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국가체제에서 그 정도의 인프라와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정부와 정치 권력이라면 과연 그들이 원하는 만큼 자유주의적이거나 민주정치체적일 수도 있는 것인가?

나는 이들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 않지만, 주로 자신들이 속한 서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에 가까울 뿐더러, 그마저도 그들이 배격하는 비서구권의 권위주의 정치체들의 정책 지향과 유사해지는 자기 모순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찌보면 서구 진보 지식인 사회의 담론 권력을 잃기 싫어하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자유주의자나 좌파를 막론하고 서구인들의 모순과 위선을 지적하면서 비서구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을 반박한다고 하더라도 후자의 체제들이 가진 문제점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많은 공개된 정보를 비교적 쉽게 접하고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정보 통제가 심한 중국과 다른 외부 언론 환경 덕분이다. 물론 같은 정보를 접하고도 나와 다른 판단을 내리는 한국을 비롯한 서방세계 사람들이 더 많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에 골몰하면서 나 자신이 보편 윤리의 접지점 혹은 그라운드 제로를 상실한 채 엄청난 속도로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를테면 내가 가자 지구와 우크라이나의 희생자들을 언급할 때, 나는 얼마나 그들의 희생을 애도하고 안타까와 하고 있을까? 그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논리적 모순을 비판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 뿐 아닐까?

그래도 최소한의 도덕적 판단 기준은 마련해야 한다. 자유 낙하 속도에 현기증을 느끼면서 낙하산을 펼칠만한 손잡이 비슷한 것을 그러쥐고 싶어졌다. 고민 끝에 떠오른 생각은 바로 누구도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방식과 판단 기준을 지도 원칙guiding principle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정도를 걱정하고 있지만, 한국처럼 모든 제품을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조업 강국은 중국의 존재가 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한국인들은 중국 경제의 부상에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금지나, 중국을 봉쇄contain해서 식량과 에너지, 원재료 수입의 생명줄을 막으려는 미국의 의도에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에 실존적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이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후에,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인접한 핀란드, 스웨덴이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독일과 프랑스같은 EU의 코어 국가마저 불안감을 느낀다. 중국의 신장과 티벳 사람들, 홍콩 사람들, 대만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 지역의 일정한 자치권 혹은 독립 주권을 원하는데 이를 막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억압적인 정책때문에 실존의 위협을 느꼈다. 필리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넓혀 나가는 행동에 대해서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이런 입장을 취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자신의 실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도, 한국과 미국이 가하는 실존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실존적 위협을 느낀다. 이제 북한이 ICBM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미국 시민들중 일부도 실존적 위협을 느껴야 할지 모른다. 미국은 자국내 펜타닐 중독에 의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실존적 위협을 느낀다. 틱톡 알고리즘이 유통하는 온갖 부정적인 콘텐츠에 청소년들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실존적 위협을 느낀다. 우리는 내부와 외부에서 모든 집단이 모든 집단에게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도대체 이 꼬리를 무는 실존적 위협의 종결자가 누구인지 알 도리가 없다.

국제정치 먹이 사슬 피라밋의 정점에서 모두에게 실존적 위협을 가하는 최강자를 고르라고 하면 생존이 아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모두를 겁박하는 미국의 지배층을 가르켜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들이 정말 누구인지 어떤 실체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애매하기 짝이 없다. 미국 대통령? 월스트리트? 일런 머스크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테크노 봉건 영주? 군산 복합체? 석유기업들? 트럼프가 말한 깊은 정부 deep state? 그도 아니면 일루미나티? 이런 식의 악마 사냥을 통해서는 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는 오로지 특정 사안의 특정 책임자를 지목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복잡한 의사결정 생태계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이해관계자들은 별처럼 수가 많고, 강자와 약자라는 입장은 상대적일뿐더러,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지 영구불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 글에서 세간의 “시진핑 빌런”주장에 대해서 판단을 유보하고 싶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이 복잡한 생태계의 이름은 “근대문명” 자체일 수도 있다.

마침 그 글에서 “근대문명 적응과 극복의 이중과제”라는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백낙청 선생의 저서 <서양의 개벽사상가 D.H 로렌스> 제2장의 한 구절에서 중국의 산업자본 과잉 때문에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는 한국의 처지를 잘 설명한 구절을 발견했다. 아래 글이 쓰여질 당시 한국은 백낙청 선생의 관점에서 여전히 제3세계로 분류되고 있었다.

“아무튼 오늘의 현실에서 제3세계의 민중들이 자기 방어를 위해서라도 산업화, 기술화를 해야할 필연성은 너무나 절박한 반면, 그들이 인간해방의 진정한 주역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기술시대의 참뜻을 깨닫고 그 깨달음을 인간됨의 본뜻을 구현하는 실천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한, 그리하여 기계적 반발이나 모방의 차원을 넘는 ‘적응과 극복의 이중과제’를 수행하고 ‘후천개벽’의 시대를 열지 못하는 한, 어느덧 그들도 동서양의 새로운 제럴드들에 의해 추월당하고 뒤처져버렸음을 발견하기 쉽다.”

우리의 실존적 위기 existential crisis가 갑자기 사상의 문제로 도약해버린 것에 대해 무책임한 글맺음이라고 비판을 한다면 달게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적절하고 새로운 사상적 좌표를 잡지 못한 상태라면, 우리 내부와 바깥의 현실을 편향없이 이해하거나, 이런 이해에 바탕한 올바른 대책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화려한 이념의 미사여구를 내걸더라도 실제로는 오로지 약육강식의 생존 논리만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참고 자료

Is China fuelling the US fentanyl crisis?

https://www.youtube.com/watch?v=9pR2Lp4-XVI

【CC字幕】左派很多偽君子?支持進步價值只因不想當壞人?ft.美國哲學家 Peter Boghossian @drpeterboghossian | 斐姨所思【阿姨想知道】 EP153

https://www.youtube.com/watch?v=1PcULAIrv94&t=1156s

US-China trade war: Which side is Germany on?  | To the Point

https://www.youtube.com/watch?v=JkilwBPU5cA

Why is Germany losing out to China, and can it rebound? | DW Business

https://www.youtube.com/watch?v=u54wknAIQ3U

耶倫「煤氣燈經濟學」謬誤

https://www.yzzk.com/article/details/筆鋒/2024-15/1712719190860/耶倫「煤氣燈經濟學」謬誤

Jiaoying Summer, Invasion to Taiwan

https://www.youtube.com/shorts/PU445uqiouQ

Keyu Jin - China: Beyond Socialism and Capitalismhttps://www.youtube.com/watch?v=PzykR-RhEjk&t=1286

The new China playbook: beyond socialism and capitalism | LSE Event

https://www.youtube.com/watch?v=HHpnceEki30

China’s boom in green manufactured goods fuels tensions with West | BBC News

https://www.youtube.com/watch?v=uIVnMBGckV8

What is China's future? Economic decline, or the next industrial revolution?

https://www.youtube.com/watch?v=3K1Vku1SDd8&t=1174s

The truth about China's economy: Debunking Western media myths

https://www.youtube.com/watch?v=isJR5dS27qA&t=36s

Is China producing too much? US 'overcapacity' accusations: new tactic in economic war

https://www.youtube.com/watch?v=GUpWxNcdnYU

Book Talk: Party Life – Chinese Governance and the World Beyond Liberalism

https://www.youtube.com/watch?v=skrU4nkAZ6U

专访 | 施展:是溢出不是转移

https://www.thepaper.cn/newsDetail_forward_7631947

Is China being encircled by its Indo-Pacific neighbors? | DW News Desk

https://www.youtube.com/watch?v=Chp4nDUdGoY

Sessions With: History of Trade Routes (featuring Kishore Mahbubani)

https://www.youtube.com/watch?v=kg8TmKuaYAQ

[구정은의 ‘수상한 GPS’] 남중국해와 필리핀, 거기서 일본이 왜 나와?

https://ttalgi21.tistory.com/6508

規制は失敗?米は軍事転用を警戒か 中国 先端半導体“5”ナノの衝撃【4月11日(木)#報道1930】|TBS NEWS DIG

https://www.youtube.com/watch?v=fLDU1-3nvNY&t=2848s

首脳会談の裏で中国とロシアは…アメリカと連携強化で日本はどうなる?【4月10日(水)#報道1930】|TBS NEWS DIG

https://www.youtube.com/watch?v=gWi2Od29E38&t=300s

【深層NEWS】北京モーターショー開幕。日本・欧米苦戦の中、中国EV車で躍進も“過剰生産”で「デフレ輸出」▽景気低迷で節約志向“60円朝食”人気。富裕層は海外脱出、外資離れも。暗雲漂う中国経済の実態

https://www.youtube.com/watch?v=syQ-3w_RIto&t=1265s

Noam Chomsky - The 5 Filters of the Mass Media Machine

https://www.youtube.com/watch?v=34LGPIXvU5M

Why is Germany maintaining economic ties with China? | Counting the Cost

https://www.youtube.com/watch?v=NTu_3eQVU3E

Trump, Himmler, Putin and 'Atheist Christianity' | Slavoj Žižek's plot to save the West

https://www.youtube.com/watch?v=IVgAc_oJ6DY

Poetry-in-the-Round with Slavoj Žižek: Why Authoritarian Leaders Are Obscene

https://www.youtube.com/watch?v=lorX77nu3Jk&t=5128s

The New Cold War & What's After Capitalism | Yanis Varoufakis National Press Club Address

https://www.youtube.com/watch?v=S3_I18eEABU&t=21s

Capitalism is over and ‘social democracy is finished’ | Yanis Varoufakis

https://www.youtube.com/watch?v=1A4dMK7S6KE

The video on Palestine that got Yanis Varoufakis BANNED from Germany

https://www.youtube.com/watch?v=9JXXBhruGhc&t=11s

John Mearsheimer: “Things are going to get worse in Ukraine, Middle-East and South-East Asia.”

https://www.youtube.com/watch?v=Y789SugNiA0

Piers Morgan vs John Mearsheimer | On Putin, Israel-Hamas And More

https://www.youtube.com/watch?v=4GqGCjSANWg

Blinken says China helping fuel Russian threat to Ukraine | BBC News

https://www.youtube.com/watch?v=ZgEn28ITJpQ

From Taiwan to TikTok: Who blinks first in US-China showdown? • FRANCE 24 English

https://www.youtube.com/watch?v=YqYTbRQHUoQ

More Europe or else? Macron lists 'mortal' dangers ahead of EU elections • FRANCE 24 English

https://www.youtube.com/watch?v=WL6xOZ2orJk&t=597s

North Korea’s dictators - The power of the Kim dynasty | DW Documentary

https://www.youtube.com/watch?v=1xldA6Yp0EM

The Kim dynasty and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 DW Documentary

https://www.youtube.com/watch?v=VO0GoapnfkQ

India: Will the outcome of the world's biggest election increase intolerance? | DW News

https://www.youtube.com/watch?v=qKinj6SzXEI&t=2s

Security challenges for likely Modi third term | Global Eyes

https://www.youtube.com/watch?v=LMhEya_NhBw

India’s economic rise under Narendra Modi | DW News

https://www.youtube.com/watch?v=15Pi2Bx0nPo

Exiled Chinese artist Ai Weiwei: 'Censorship in West exactly the same as Mao's China'

https://www.youtube.com/watch?v=SaZmKCTYYl8&t=33s

‘I don’t think democracy exists in today’s politics’ - Ai Weiwei

https://www.youtube.com/watch?v=KRrveCk8x9M&t=230s

温铁军对谈卢麒元 https://www.youtube.com/watch?v=7RQgto6B9-o

46. 시진핑은 중국의 윤석열일까? https://thetomorrow.cargo.site/46






김유익和&同 青春草堂대표. 부지런히 쏘다니며 주로 다른 언어, 문화, 생활방식을 가진 이들을 짝지어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며 살고 있는 아저씨. 중국 광저우의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오래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함께 공부, 노동, 놀이를 통해서 어울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한다. 여생의 모토는 “시시한 일을 즐겁게 오래하며 살자.”